먼저 여러 설계사무실로부터 지명원을 받았고, 그중에서 세 개의 업체를 선정해서 설명회(PRESENTATION)를 하고 현상설계를 했다. 예술가와 건축전공자들로 구성된 본당의 심사위원들이 엄정하게 심사를 해서 당선작을 뽑았다. 당선작은 2000년 밀레니엄 기념관 현상설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주)Opus가 선정되었다. 뽑힌 당선작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품은 설계비 1천만 원을 지불하고, 당선작은 수개월동안 발전(DEVELOP)을 시키며 수정하였다. 많은 토론의 과정을 거치면서 최종안을 확정했다. 확정안은 가회동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이 되었기 때문에 서울시의 미관 심의도 받아야 했다. 서울시의 미관 심의를 통과하고 서울교구의 심의를 거쳐서 본격적으로 성당을 짓게 되었다.
한옥의 위치는 대지의 입구 쪽에 둠으로 해서 처음에 한옥을 보고 들어오기 때문에 한옥이 작은 느낌이 안 든다. 반대로 양옥이 앞에 있고 한옥이 뒤에 위치하면 한옥이 왜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입구에 배치한 한옥과 양옥은 서로 다른 디자인 요소로 인해 상호 시각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벽안의 외국인 선교사라고 했을 때 그 디자인 소재는 돌이다. 그런데 화강석은 차가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성전 입구의 돌을 나무로 감쌌다. 그리고 나무 소재 끝의 만남 부분을 둥글게 처리했다. 그럼으로해서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으로 차가운 돌의 느낌을 상쇄했다. 뿐만 아니라 주 출입구의 배롱나무는 한옥에도 잘 어울리지만 양옥과 한옥의 충돌을 막아주는 완충 역할도 하게 되어 한옥과 양옥을 동시에 접하더라도 편안한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서 언뜻 보면 성당 같아 보이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북촌이라는 지역에 묻혀서 그 안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북촌한옥마을에 흡수 되어있는 그런 형태로 설계를 했다. 성당에 들어서기 전에 계단에는 투각을 해서 가회동의 역사를 기록하였고 DOMINUS VOBISCUM(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는 건축위원장이었던 박명신(마오로) 총회장의 의견을 반영하였다. 건물의 내부에 화장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화장실을 만들어 놓아 관광객이나 순례자들을 우선 배려했다.
가회동성당의 부지는 340평정도 밖에 안 되는 굉장히 좁은 땅이다.그래서 공간의 느낌을 답답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였다. 사무실 앞은 필로티(piloti)를 두어 공간을 열었다.그리고 대청마루와 누마루의 열린 공간(Open Space)은 마당의 느낌을 좁지 않게 했다. 길 건너에서도 대청마루를 통해서 성전으로 오르는 계단을 볼 수 있도록 해서 천상 예루살렘에 오르는 길을 슬쩍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