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본당 사목 목표


+ 찬미 예수님 


하느님 아버지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가회동 성당 모든 교우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2025년을 힘차게 시작한 지 벌써 2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서늘한 동장군이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얼른 봄처녀가 따스한 기운을 몰고 와 꽃들이 피고 우리네 마음도 포근해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지난해 12월 24일 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여시며 희망의 희년을 시작하셨습니다. 올 한 해 내내 우리는 희망의 희년을 지내게 됩니다. 교황님의 희년 선포 칙서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라는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5장 5절의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교황님께서는 “이 희년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점점 더 만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극단적인 주장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들의 거짓 주장에 속아 많은 이들이 방향을 잃고 양극단으로 휩쓸려 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사랑이 사그라드는 어려움 속에 그리스도인 역시 시험대 앞에 서게 되고, 우리의 믿음마저 무너지는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시대도 그러했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어려웠습니다. 그 고통과 어려움 속에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메시아를 기다렸던 겁니다. 물론 그들이 바랬던 메시아는 로마의 식민 지배를 끝내고 이스라엘 천년 왕국을 건설할 강력한 왕이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단지 세상의 왕이 아닌 왕 중의 왕, 참된 그리스도셨습니다. 말씀과 행적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 자비를 백성들에게 알려주셨고, 군림하고 지배하는 왕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서 봉사하고 참된 왕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듯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심을 통해 당신이 누구이신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세상은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두고 손가락질하며 조롱하겠지만, 우리는 바로 그분을 우리의 주님이요, 그리스도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고백은 단지 입으로가 아닌 우리의 삶을 통해 온 세상에 증거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입니다. 

올 한 해 우리 가회동 성당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세상을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뽑힌 영광스러운 주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합시다! 우리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사랑을 담는다면, 무한하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 마음도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로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세상 속에 복이 될 것입니다. 

물론 사랑을 실천하고 살아가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따라 그분의 제자가 되어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멸망으로 이끄는 길은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그 길이 또 얼마나 비좁은지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고 예수님께서는 한탄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좁은 길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좁은 문 너머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받은 이들이고, 기꺼이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실천 사항입니다. 


1. 미사 영성체를 통해 하느님 사랑에 더 가까이 나아가기. 

2.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인 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기. 

3.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지하고 관심갖기. 

4.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 희망과 사랑 나누기. 


올해 우리 가회동 본당 공동체는 희망의 희년을 보내며 하느님을 기쁘게 찬양하고 사랑으로 하나 되어, 은총과 믿음의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모든 가정에 웃음이 넘치시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복자 주문모 야고보, 강완숙 골룸바, 최인길 마티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주임신부 황 중 호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