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얼굴은 서양인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태어나셨다면 서양인의 얼굴이 아니라 한국인의 얼굴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 얼굴을 33살 쯤의 한국인 청년의 모습을 모델로 했다. 임송자(릿다) 작품이다. 십자가의 예수님의 고개는 왼쪽으로 되어있다. 이것은 작가를 성령께서 이끄신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공통적으로 보통은 오른쪽이 길한 것, 왼쪽은 흉한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왼손잡이가 왼손으로 수저를 들면 야단치며 오른손을 쓰게 했다. 전통적으로 성화를 보면 예수님의 오른쪽이 성인들이나 천사들, 왼쪽이 악마나 사탄들이 있고, 오른쪽을 천당으로 왼쪽을 지옥으로 묘사한 것이 많다. 그리고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가회동 성전의 십자가는 일반적인 십자가하고 완전히 다르다. 예수님의 머리가 왼쪽에 가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왼쪽은 죄인들, 오른쪽은 천사들이나 성인들의 자리이다. 그런데 성전 안에 들어와 있는 이들 중에서 죄인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죄인이 아니고 성인이라면 이미 하늘나라로 갔었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두가 죄인인 것이다. 죄인인 우리 모두를 지금 내려다보고 계시는 것이며, 다름 아닌 바로 나를 내려다보고 계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회동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다. 그런데 우리가 모두가 성인됐다면 예수님께서는 오른쪽을 보고 계실 것이다. 그래서 죄인인 내가 회개해서 오른쪽으로 가기를 바라시는 마음에 왼쪽에 있는 나를 쳐다보고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한 것이다. 이것은 작가에게 영감을 준 성령의 이끄심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십자가를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십자가는 한원호(안드레아)가 기증하였다.



주임신부는 따뜻하게 안아주는 33살의 청년 예수님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임송자 선생은 예수님이 2천 년 전에 한국에서 태어나셨다면 한국인의 모습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한국 청년을 모델로 했다. 용산석재의 김석종 대표는 주임신부가 최종 작품을 검수하러 갔을 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어느 조각가가 용산석재를 방문하여 예수성심 조각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말문을 열었어요. 그리고는 ‘현직 조각가 중에서 구상작품을 이렇게 할 수 있는 분은 대한민국에 딱 한분 계십니다. 임송자 선생님 작품 맞죠?’라고 말하는 것이었어요.” 작가는 자신이 작품에 빠져있어서 미처 볼 수 없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니 아낌없이 평가해 달라고 겸손하게 주임신부에게 말했다. 주임신부는 손목이 조금 두꺼워서 둔해 보이니 조금만 더 가늘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과, 부활 예수님이니 손에 못 자국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목에 대한 의견은 수용을 했으나 못 자국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신부님, 못 자국은 너무 아파 보여요. 신자들이 세상 살아가기가 너무 힘든데 성당에와서까지 예수님의 아픈 못 자국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고통은 성전의 십자가로 충분하니 따뜻한 손으로 안아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주임신부는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수용하고 못 자국 조각을 포기했다. 결국 예수성심의 손은 부드럽게 조각되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성심상이 가장 아름다울 때에는 해를 정면으로 받을 때가 될 수 있도록 조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보너스를 주셨다. 전혀 기대 안 했던 빛의 각도이다. 즉 성심상의 좌측이 남쪽인데 해가 넘어갈 때 그 햇빛이 우측 벽에 비춰져서 그 반사광이 성심상의 우측을 비출 때 성심상의 얼굴 표정이 살아난다. 시간에 따라 명도 차이가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작품은 주임신부가 성지순례 갔을 때 만난 글라라 자매님이 가족을 설득하여 가족들과 함께 기증했다. 마침 집안에 좋은 일이 생겨서 뭔가 감사의 표시를 하려고 했는데 주임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하지만 기증 할 때에 이런 대작을 자신이 기증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익명으로 기증하기를 원해서 세속명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주임신부가 임의로 아주 작게 부부의 이름을 조각 뒷면 하단에 표시 안 나게 새겨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