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당에서 보면 정자와 기와, 돌과 소나무, 공의회 이전의 돌제대가 함께 어우러져서 한 폭의 그림 같다. 데크 위에서는 공연도 가능하고 또 피로연을 할 때 파라솔과 테이블을 올려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로마나강당의 문을 다 열면 전체가 정원이 되고 혼배를 하더라도 피로연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된다. 파티와 연회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의자를 의도적으로 재미있게 색깔을 섞어 놓았다. 혼배를 할 수 있도록 폐백실과 신부대기실을 특별히 마련하였다. 신부대기실은 주일학교 아이들 성탄제나 공연을 할 때 분장실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표지석
지하 1층의 표지석은 상주에서 생산된 돌이라서 상주석이라고 부르는데, 이제는 상주에서 더 이상 이 돌을 생산하지 않아서 이 자체가 골동품(Antique)이 되었다. 본당 설립 5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이 돌은 예전에 바깥에 있었다. 그때는 돌 주변에 나무도 있고 담과 건물이 있어서 이것이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성당을 다 짓고 나서 보니까 원래 돌이있던 그 자리 근처에는 적합한 자리가 아니었다. 나무도 없고 공간이 열려있어 넓은데 그 큰 돌을 놓는다고 생각해 보면 돌은 괴물 같아 보일 것이 틀림없었다. 너무나 느낌이 강하고 비례가 맞지 않아 밖에는 둘 곳이 없어진 것이다. 처분할 수도 없고 어디에 놓을까 고민하다가 지금 자리에 놓으려 하니 높이가 높고 무거워서 세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전 돌의 밑 부분을 10cm를 잘라내니까 세울 수 있었다. 예전에 가회동은 이 돌의 글씨체를 많이 썼지만 이제는 글씨체를 바꿨다. (현재, 이 표지석은 성당 입구에서 다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돌 제대와 타임캡슐
옛 돌 제대는 공의회 이전에 가회동본당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공의회 이후 더 이상 벽을 보고 미사를 드릴 일이 없어지자 가회동본당 묘지로 옮겨졌다. 그러다가 재건축과 동시에 지금 자리로 오게 되었다. 제대 곁에는 타임캡슐의 자리를 두어 역사를 하나로 묶었다. 타임캡슐은 전의 본당에 묻어두었던 것을 새롭게 진공으로 포장하여 이 자리에 두었다. 돌 제대에서는 예전과 같이 벽을 보고미사를 드린 것을 재현할 수도 있고, 사제가 개인적으로 혼자 미사 드릴 때 사용할 수 있겠다. 정자를 끼고 올라가면 한옥의 뒷마당으로 연결이 되는데, 그 곳에 예쁘게 장독을 놓았다.


외부조명
가회동본당에 크고 밝은 가로등이 없는 것은 가로등의 빛이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문화 안에서는 빛을 강하게 쓰지 않았고 은은하게 썼다. 그래서 한옥과 어울리는 외부조명은 은은한 간접으로 결정하였다. 일몰 후에는 간접조명의 은은함을 느낄 수 있다.